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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터: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 감축 공식화, ‘떠난 뒤의 리스크’ 관리 해법은?

Social meter 2025. 6. 5. 09:00

미국이 시리아 주둔 미군 기지를 대폭 감축하고 병력도 4분의 1가량 철수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중동 정세에 새로운 변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토머스 배랙 주터키 미국 대사 겸 시리아 특사는 “이미 8개 기지 중 5곳을 폐쇄했고, 연내 3곳만 남길 것이며, 2026년까지 최종적으로 1곳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5월 18일 이후 약 500여 명의 병력 철수로 이어져, 시리아 전체 주둔 병력(약 2,000명)의 25%가 축소된 것입니다. 알오마르 유전 기지, 코노코 가스전 기지, 알탄프(요르단 접경) 감시 전초기지 등 주요 거점들이 시리아민주군(SDF)이나 시리아 정부군으로 단계적으로 이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감축이 시리아는 물론 중동 전체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 감축 배경: '임무 달성'과 정세 재편 속 전략 수정

미국의 시리아 주둔 기지 감축은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대테러 작전 '임무 달성'**입니다. 미국은 그동안 시리아 내 주둔의 주요 명분으로 IS(이슬람국가) 격퇴 작전(Operation Inherent Resolve, OIR)을 내세웠습니다. 아랍뉴스(arabnews.com)에 따르면, 미국은 IS 격퇴 작전의 핵심 목표가 달성되었고, '고위험 포로시설 인계' 조건부 완료가 이루어짐에 따라 주둔 병력의 필요성이 감소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둘째, 시리아 정세의 재편입니다. 2024년 말 아사드 대통령의 축출 이후, '과도정부+SDF 통합군' 구상이 진전되면서 미국은 시리아 내 개입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ft.com)는 미국이 시리아 지원을 외교·경제적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군사적 개입을 줄이고, 시리아 재건 및 안정화에 외교적·경제적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새로운 접근 방식입니다.

셋째, 방어선 압력 완화 및 전략 수정입니다. 책임 있는 국가 정책 연구소(responsiblestatecraft.org)에 따르면, 이란과 러시아의 드론 및 미사일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은 분산된 소규모 기지들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분산 기지 → 집중·기동' 전략으로 수정하여, 핵심 거점에 병력을 집중하고 기동성을 강화하여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2. 현장 및 주변국 반응: 복잡한 이해관계의 충돌

미군의 시리아 주둔 감축 발표에 현장과 주변국들은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시리아민주군(SDF): 미군의 주요 협력 파트너였던 SDF는 미군 철수로 인한 공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통합군 편입 전까지 미국의 정보 및 공중 지원 유지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미군의 공중 지원은 SDF의 전투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 터키: 이스라엘 하욤(israelhayom.com)은 터키가 이번 미군 감축에 대해 "PKK(쿠르드 노동자당) 계열 병력의 완전 해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남부 국경 지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터키는 SDF를 PKK의 시리아 분파로 간주하며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란·러시아: 이란과 러시아는 이번 미군 감축을 "불완전 철군"이라고 평가 절하하며, 미국의 중동 개입 의도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친이란 민병대는 알탄프 기지 철수 이후 발생한 공백 지대로 진입을 시도하는 등, 미군 철수가 역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 향후 변수: '떠난 뒤의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미국의 시리아 주둔 기지 감축은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향후 시리아 정세의 안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IS 잔존 세력의 공백 악용 가능성: IS는 여전히 시리아 일부 지역에 잔존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군의 철수로 인한 안보 공백을 악용하여 사웨이다 및 데이르에조르 일대에서 습격 빈도를 증가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어렵게 구축한 IS 격퇴의 성과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 통합군 지휘 체계의 불안정: SDF와 시리아 국방부 간의 '통합군' 구상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장비 및 급료 지원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통합군의 안정적인 운영을 저해하고, 역내 안보 공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 미국 의회·국방부 조율: 연방 의회 일부에서는 미군의 완전 철군이 시리아 내 정보 및 동맹 네트워크를 약화시키고, 향후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백악관과 국방부 간의 최종적인 조율 과정에서 감축 규모나 속도에 대한 논의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4. 전망과 과제: '경제·외교 중심 개입'의 시험대

미국은 이번 기지 감축을 통해 "시리아 내 장기 주둔 시대의 종식"을 선언했지만, 이는 단순히 병력을 줄이는 것을 넘어선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포로수용소의 안전 유지, 인도적 지원 통로 확보, 터키-SDF 간의 충돌 억제 등 '떠난 뒤의 리스크'를 관리할 해법이 시급합니다.

예루살렘 포스트(jpost.com) 등 전문가들은 "기지 감축이 역내 완충지대의 동력 상실로 이어지면, 미국이 원하는 '경제·외교 중심 개입' 또한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즉, 군사적 공백이 야기하는 안보 불안이 심화될 경우, 외교적·경제적 수단만으로는 시리아의 안정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시리아 주둔 기지 감축은 중동 전략의 큰 변화를 의미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IS 잔존 세력의 위협, 통합군 지휘 체계의 불안정, 그리고 역내 행위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미국은 '떠난 뒤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시리아의 안정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군사력 감축이 새로운 외교적·경제적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미국의 행보에 달려 있습니다.